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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평4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어른이 되어 다시 본 감상평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진 않는다. 성장과정 중 징검다리 건너듯 한때 만화책을 훑어보던 시절은 있었지만 특별히 열심히 보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작품 역시 그러했다. 이미 유명한 지브리스튜디오의 작품이고 세상에 나온지 오래되었지만 색이 바래지 않은 사진처럼 남는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무렵에는 개인적으로 한창 일본어를 공부하던 시기여서, 이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일본 드라마, 영화에 심취해있었지만 특별히 애니메이션을 보고 깊은 감흥과 여운을 느끼진 못했었다. あの夏へ / Ano Natsue (어느 여름날) 애니메이션을 봤던 추억에 잠기기엔 결혼-임신-출산이라는 거대한 산맥을 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내 아이들이 애니메이션을 즐.. 2024. 2. 28.
사랑에 타이밍은 얼마나 중요할까, Love, Rosie 누군가는 사랑이 운명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사랑은 타이밍이라고도 했다. 둘 다 비슷한 말인 것 같기도 하고, 둘 모두에 동의한다.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연극무대의 주인공 같다. 각자의 이야기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가 지나온 이야기를 또는, 지금 겪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때면 어떻게 그 난관을 헤쳐왔는지 경이로울 지경이다. 한 때 같이 있었다가, 어떤 이유로 인해 헤어졌는데 마침 비슷한 타이밍에 혼자가 되어 다시 예전의 인연을 만나 가정을 이룰 확률은 또 얼마나 있을까, 는 내 이야기 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사랑스러웠던 영화가 러브, 로지(love, Rosie) 였다. 제목이 "러브, 로지" 인 이유는, 영화의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편지글이기 때문인데, 영문 편지는.. 2022. 9. 15.
탑건 vs 탑건 메버릭 개인적으로 톰 크루즈의 빅팬은 아니지만, 사생활, 종교 다 차치하고, 일은 참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빌어 1986년 작 탑건을 제대로 보게 되었는데, 80~90년대 청바지에 흰런닝 그리고 가죽자켓을 입고 오토바이로 활주로와 해변을 활보하는 모습은 탐 크루즈에게서 비롯된 유행이 아닐까. 탑건(1986) 지금도 멋지지만 정말 "잘생김"은 이런 것이다! 를 온 얼굴로 보여주는 젊은 시절의 탐 크루즈가 등장한다. 자로 잰듯한 전략을 구상하고 비행을 하기 보다는, 다소 위험하더라도 다분히 목표지향적이며 하지만 실력을 부인할 수 없는 모험적인 캐릭터를 맡았는데 연기도 잘하고 연애도 잘 했더라. (당시 여배우와 실제 연인관계로 발전) 탑건 안에서 최고의 조종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면서도 사랑과 .. 2022. 9. 13.
영화 비상선언, 님비(NIMBY)와 공존 사이 운명결정론을 믿는건 아니지만 어느날 갑자기, 어떤 결정에 의해 운명공동체가 되기도 하는 것이 우리 삶의 어떤 면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때가 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사정에 의해 한 곳을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탄다는 것은, 앞으로 이 비행기가 안전하게 지면에 닿을 때까지 어떤 상황이 발생되든 함께 겪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 그렇게 비행기에 함께 올라탄 사람들이 있다. 한때 파일럿이었지만 어떤 상황으로 더이상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게된 아빠와 그의 딸, 몇십년만에 친구들과의 여행으로 들뜬 중년여성들, 그 외 수많은 승객들과 생물테러를 준비중인 테러범. 이성을 벗어난 악덕함을 지닌 사람들이 우리의 소중함을 앗아가기도 하니까 의혹수준이었던 생물테러는 실제로 운행 중인 비행기 안에서 일.. 2022.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