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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볼거리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by 호머그로스 202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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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수록 지혜와 덕목에 관해 더 신경쓰게 되고 집중하게 된다.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은데 참 쉽지 않은 것이 지혜라는 것도 차츰 깨달아가는 중이다. 그렇게 고민 중에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진정 본질과 정수에 가까운 것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그 무엇, 혹은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그 무엇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와 결이 같은 책을 한권 발견했다.



우리는 이 세상이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가득 차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휴퍼 박사는 치료적 수단
('놀라운 치료약'을 찾아내려는)
에만 신경 써 암을 공략하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레이첼 카슨은 냉전이 한창이던 1950년대에 생을 살아가던 당시의 보기 드문 여성과학자이자 작가였다. 냉전 종식에 큰 몫을 했던 원자력의 파워와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과학기술은 은혜와 같은 그 무엇이었다.



우리는 음식과 식수와
대기를 오염시키는 발암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음식과 식수가 공기 속의 위험
물질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계속
흡수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요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산업혁명이 발생되고 기계화 문명이 발전되면서 효율성과 편리함이 극대화 되는 방법을 맛보게 된 사람들은 자연도 기계처럼 다룰 수 있으며 마땅히 그리해도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당시를 이끌어가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고, 또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은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발전의 후폭풍을 예상할 수도 없었기에 레이첼 카슨과 같은 보기드문 생물학자들의 외침은 그저 내뱉자마자 흩어지는 공기와 같았다. 게다가 여전히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당시 사람들에게 아무리 전문가라고 한들 얼마나 귀담아 들렸을까 생각해보면 역시 삶의 본질과 지혜는 아무나 알아볼 수 있는게 아니구나 다시금 깨닫게 된다.



평범한 시민이라면 우아한
판매 기술과 얼굴 없는 설득자에게
속아 넘어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물질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자신이 이런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해양생물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가던 레이첼 카슨은 원래부터 열정을 가지고 있던 글쓰기를 통해 전문가로써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알기 쉽게 써내려갔고 그 중 한권이 [침묵의 봄]으로 탄생되었다. [침묵의 봄]은 1962년에 발간한 책이지만 지금 이 책을 한장한장 읽으면서 가히 저자의 혜안에 경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살충제의 위험성에 대해 누가 봐도 알기 쉽도록, 하지만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당시 수많은 전문지식들을 모으고 모아서 잘 풀어쓴 책이 [침묵의 봄]이라 할 수 있는데, 새하얀 책 표지에 눈을 뜨고 죽은 새 한마리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디자인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모습에 저자는 무엇을 담으려 했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다.



하천의 지류와 강물에 섞여
간접적으로 강어귀로 흘러든,
보이지 않는 살충제의 피해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측정하기도 쉽지 않지만
결국에는 더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과학자가 쓴 화학기호가 난무할 책이라 생각하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본투비 문과생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가능하며 심지어 어려운 것들을 쉽게 풀어내는 그 문장력과 깊이에 경탄을 마지 않게 될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살아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묵인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으로서 권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로 인한 후폭풍들이 요즘의 지구를 휘감고 있는 요즘, 지금의 우리야 말로 꼭 읽어야할 레이첼 카슨의 조용하고 단단한 외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현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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