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미와 볼거리

칼 비테 교육법, 칼 비테

by 호머그로스 2024. 4. 14.
반응형



  도움이 되고, 해야하는 일이지만 왠지 하기 싫어지는 것. 나는 그것을 숙제라고 부른다.



  그 숙제처럼 책장에 오래 머물고 있었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책, [칼 비테 교육법] 이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다양한 육아서들을 읽으며 배우고 있지만 교육, 공부에 관한 부분은 왜인지 모르게 손이 더뎌진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천성적인 기질과 달리 부모로써의 욕심과 기대를 품고 그들을 바라보게 될까봐 두렵기도 했지만, 이미 지나간 시절에 대한 후회가 더 커질까봐 두려웠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님은 늦었다고 할 때가 진짜 늦었다고 했지만,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기에 그들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아껴주고자 용기를 냈다.



  1767년 생 칼 비테 목사는 아버지로써 사명을 가지고 아들 칼 비테 주니어를 직접 교육했는데, 그 아들이 자라며 이룬 쾌거들의 뒷받침을 정리해 출간한 책이 [칼 비테 교육법]이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쾌거이길래 무려 300년 전의 교육법이 여전히 유효한가 했더니, 칼 비테 주니어는 12세에 박사학위 취득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중이라고 할 정도라면 좀 신빙성이 있을까. 산업혁명이 시작되기도 전, 프로이센 시절의 저자가 아들을 키울 곳으로 위태로운 조국으로 국한짓지 않고 더 넓은 유럽대륙으로 고개를 돌렸다는 것도 시대를 앞서나간 아버지였다는 것을 짐작할만 했다.



우리가 무게를 덜 잡고
가르치면 아이들은 훨씬
더 많이 배울 것이다.
나는 완전히 놀이로만
가르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진지함과 익살이 적당히
섞여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위 인용구에는 더이상의 긍정을 표할 수 없을만큼 공감한다. 아이의 개인적 특성이 강해 어린이집을 두번 옮기고, 어렵게 들어간 유치원에서도 1년간 시도 끝에 적응을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한 경험이 있다. 그 간의 고민과 갈등은 정말 이루말 할 수 없었는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맞지만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는 그들의 시간을 좀 먹는 부모가 되는 것 같아 차마 느긋해질 수 없었다.



  한 배에서 난 아이들도 각자의 기질을 타고 나지만, 교육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홈스쿨링을 하면서 깨달았다. 한국적 특징을 지닌 단체교육에서는 분명 저평가 혹은 최저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던 아이가 아이에게 맞는 방법으로 가르쳤을 때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에 더 공금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대여섯 살 때는 타고난
재능보다는 교육에 더
좌우됩니다.  물론 소질도
서로 다르게 태어나지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믿는 것
보다 교육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칼 비테 목사는 어쩌면 미숙아에 가까웠을 아들을 정말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큰 그림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육아를 시작했던 듯 싶다. 부모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18세기 의술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칼 비테 주니어가 태어나기 전, 이미 아이를 먼저 떠나보내야만 했던 칼 비테 목사는 어렵게 만난 아이의 모든 면에 갖은 정성을 쏟았다.



아이가 스스로 옷을 입고
씻도록 도왔다.
나는 아침마다 아이 옆에서
얼굴, 목, 손, 팔까지 비누로
꼼꼼하게 씻어 보이며
그 유익함을 이해시켰다.




  칼 비테 주니어의 최연소 박사학위 기록이 300년이 넘는 지금까지 깨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힘은 칼 비테 목사의 이런 갖은 노력 덕분이 아니었을까. [칼 비테 교육법]은 정말이지 아이를 기르는데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학습에 이르는 전반적인 본질들을 이야기 하는데, 북부 독일어, 라틴어, 그리스어 해독과 같은 시대에 동떨어진 대명사를 영어, 중국어 등의 제2, 또는 제3외국어로 바꾸면 요즘 시대 부모들이 하는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적용할 수 있기도 하다.



  300년 전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육아를 아빠가 아들에게 사랑과 관심으로 모든 면에서 기울였던 노력을 서술한 방대한 분량을 379페이지에 달하도록 아주 깔끔하게 번역한 역자의 노력도 돋보였다. 간혹 오탈자가 발견되는 번역본을 발견하면 집중력이 순식간에 흐트러지곤 하는데, 하루에 한 챕터씩 어찌나 속도감있게 읽혀지는지 부모여서 더욱 몰입감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기후위기, 세대격차, 사회구조, 경제위기, 세계정세, 각종 바이러스의 창궐 등 다양한 위기상황들을 맞닥뜨릴 미래세대가 위기를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심어줄 육아법이 궁금한 모든 부모님들께 추천한다.




칼 비테 교육법, 칼 비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