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미래, 다큐인사이드

  국내도 그렇지만, 요즘 국제정세도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190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던 냉전을 새로이 다져보자는 듯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시작했고, 푸틴의 용기에 힘입어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이스라엘 급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그리고 최근 불거진 미국-이란의 갈등구조는 여전히 정전국가인 대한민국을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들끼리 지지고 볶는 동안, 그 간 우리가 함부로 대해온 자연도 그 책임을 추궁해오고 있는 듯 하다.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허리케인과 심상치 않은 비소식이 지난주 내내 들려왔었는데, 그 여파로 [다큐인사이드, 도착한 미래]라는 제목이 가벼이 넘어가지질 않았다.

도착한 미래, 다큐인사이드

• 인간이 초래한 결과

  최근에 리뷰했던 책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첼 카슨 역시 인간이 자연을 홀대하는 모습을 담백하지만 콕 집어 지적했었다. 생태계라는 아주 촘촘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연결고리를 인간이라는 단 한개의 종이 과학의 발전이라는 무기를 들고 이리저리 마구 끊어내어 회복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모습들은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지속되어 왔다.



  과학의 발전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식인들과 학문의 발전으로 '더 이상 이렇게 하면 위험하다'라는 인식은 펼쳐져 왔으나, 지금까지 누려왔던 과학의 편리성과 자본주의 모두를 쥐락펴락하는 정치와 힘의 흐름에 그 위험성을 모른척 해오기도 했다.

지구환경 다큐멘터리 도착한 미래

  최근 몇년동안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한 산불들이 국가와 대륙을 넘나들었다. 가득이나 지구의 평균온도가 올라갈 수록 위험하다고 하는데, 컨트롤 능력을 벗어난 산불은 지금의 위기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 물 총량의 법칙

  산불은 기본적으로 건조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즉 세계가 전반적으로 건조해지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높아지고 있는 해수면에 비해 더 좋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담수와 해수는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절대적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건조한 기후 때문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올리브, 아몬드 등의 농산물 작황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즉, 우리의 먹거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건조한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물 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작용하는데, 골고루 흩뿌려지고 전통적으로 건조한 기후와 습한 기후가 각자의 특징을 지킬 수 있을 때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이 균형이 깨진 경우는 강수량도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기후위기 다큐멘터리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아무리 준비가 된 지역이라고 해도 자연의 힘을 인간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우리도 충분히 얻었다고 생각한다.
   비가 필요한 곳에는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고, 오히려 적은 양의 비가 내리던 곳에 예상치 못한 양의 강수가 쏟아지니 자연의 대답 앞에 인간은 그저 스러질 뿐이다.



  대대로 건조한 기후를 유지했던 파키스탄에서 큰 비로 대규모 인명피해와 재난상황이 발생했던 당시 생존자의 이야기를 [도착한 미래] 제작팀에서도 담았다. 평생을 바쳐 아이들과 함께 지낼 곳이라고 지은 집이 하루 아침에 홍수로 떠내려가 주변 지형이 바뀌어버렸으니 자고 일어났는데 이재민이 된 상황을 감정적으로 표현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평생을 바쳐 일하면 무엇하고, 피땀흘려 담장을 쌓아올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인간도 결국은 자연의 일부이기에 우리는 한치앞의 이기를 위해 농작지를 개간하고 나무를 깎아버리는 것 보다, 장려하고 있는 출산정책에 힘입어 태어날 미래세대들이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 세대의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기후위기 환경재난

  배우 김남희님의 나레이션도 편안하고 듣기 좋으며, 역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낯이 익은 교수님들의 첨언들도 적절하니 꼭 한번 감상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