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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볼거리

지리의 힘, 팀 마샬

by 호머그로스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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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창 논란이 되었던 금수저, 은수저와 비슷한 개념이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 생각의 기초에는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이 있었다.

팀 마샬은 오랜기간 기자 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세계 각국의 갈등지역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리의 힘]을 저술했다. 선생님 또는 교수님들의 티칭에는 몇가지 유형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중 한가지가 지적수준은 굉장하지만 설명을 정말 어렵게 하는 교수님이 계신가 하면, 높은 지적수준으로 누가 들어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분들도 계신다. 팀 마샬은 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정학을 활용해 현재의 국가 간 갈등상황과 지금의 강대국과 약소국의 위치에 놓이기까지의 사실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내공이 찐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과 자연보호에 중점을 맞추고 보자면 다소 자극적이고 성장지향적인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만큼 현실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세계정세를 지정학적으로 풀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기자출신이라 그런지 글을 기가 막히게 잘 썼다.

목차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내용은 대륙별로 나뉘어 흘러가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재미가 없었기도 했겠지만, 저자인 팀 마샬이 통찰력 있고 글솜씨도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여기서도 알 수 있었다.

내용이 단순히 대륙중심으로 흘러가지 않고, 요즘 국제정세에서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중국과 중동 파트에서 다루는 이스라엘을 포함해 중국과 가까운 아시아이지만 지정학적 특징이 뚜렷한 우리 대한민국과 러시아, 그리고 끊임없는 국경 분쟁을 치르는 인도까지를 아우른다. 국제정세에서 국가들 간의 관계가 단순히 역사적, 정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그들 나름대로가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배경을 근거로 설명을 해나가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환경과 관련된 이슈만 제외하고 말이다.

성장중심적인 측면에서 얘기하면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얘기하는 요즘 과연 그것이 맞는 방향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북극에 관한 내용에서 더욱 그러했는데, 지구의 요즘 상태와 생태계를 고려하면 팀 마샬의 이야기에 조금은 갸웃하게 된다.

1권을 구입할 때 2권도 궁금했는데,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건 하지 않건 직접 경험한 국제분쟁의 현장과 지정학의 영향력을 재미있게 풀어쓴 [지리의 힘]은 꼭 2권까지 읽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팀 마샬, 지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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