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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책9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사실 이 제목은 한참동안 거리를 뒀던 책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어두운 동굴을 지날 때가 있고, 그 터널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지만 개인적으로 저 제목을 나 역시도 칠흙같은 어둠으로 뒤덮인 동굴의 절반을 겨우 지날즈음에 접했다. 동굴을 지나느라 무릎은 다 까지고 피고름이 맺혀있는데 동굴 천장이 내리누르는 무게감에 감히 허리는 펴지도 못하는 현실에 자칫 다자이 오사무를 숭배하게 될 것 같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모른 척 했다. 부디 지금 힘든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되는 누군가가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굳이 읽지 마시라 말리고 싶다. 언제나 승리만을 이어갈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동굴이 지속되지도 않는다, 노력을 한다면. 그렇게 나도 겨우 햇볕 아래 설 수 있었고,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이 .. 2024. 2. 13.
일상 생활자의 작가 되는 법, 구선아 예전엔 독서 후 글쓰기에 대해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규칙적이진 않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왔던 일기쓰기는 지극히 사적인 글쓰기라 글의 퀄리티가 그리 신경쓰이지도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글쓰기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독후감 쓰기와 블로그 관리에 진심이 되면서 부터였던 듯 하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 화두로 삼고 작정하고 찾아 읽었던 책, [일상 생활자의 작가 되는 법]은 제목과는 달리 접근해도 무관하다. 제목과 달리 접근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무슨 의미냐면,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작가 10명과의 인터뷰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작가지망생들만을 위한 내용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에세이스트부터 시인, 웹소설 작가, 텍스트를 베이스로 한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2024. 2. 12.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간혹 그런 책과 작가를 만난다. 지면을 통해 처음 듣는 이름이더라도 굉장히 친숙한 느낌을 받는 그런 사람과 책,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과 이 책을 쓴 정문정 작가가 그러했다. 사실 이 책은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니었다. 평소 묵직한 책들을 연달아 읽고나면 본능적으로 즐겁고 싶어지는지 어딘지 모르게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골라 읽곤 한다. 그러했기에 지극히 계산적으로 만났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책 전반에서 드러나는 정문정 작가의 삶은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호락호락한 삶을 살아오진 않았다. 혹자들은 모두의 인생은 한편의 소설감이라고 하던데, 저자의 삶 역시 그러했다. 선택할 수 없는 탄생 무렵의 가정환경에서 벗어나 주도적이고 진취적으로 찬란한 20대를 보내고 이젠 다소 묵직하고 편안한 30.. 2024. 1. 11.
지리의 힘, 팀 마샬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창 논란이 되었던 금수저, 은수저와 비슷한 개념이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 생각의 기초에는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이 있었다. 팀 마샬은 오랜기간 기자 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세계 각국의 갈등지역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리의 힘]을 저술했다. 선생님 또는 교수님들의 티칭에는 몇가지 유형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중 한가지가 지적수준은 굉장하지만 설명을 정말 어렵게 하는 교수님이 계신가 하면, 높은 지적수준으로 누가 들어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분들도 계신다. 팀 마샬은 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정학을 활용해 현재의 국가 간 갈등상황과 지금의 강대국과 약소국의 위치에 놓이기까지의 사실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 2024. 1. 4.